8. 비코스 협곡의 비경
8. 비코스 협곡의 비경을 찾아
오늘은 소형차로 출발하여 1966년에 조성한 자연공원이자 그리스 생태계의 보고인 비코스 계곡을 답사한다. 이곳 산간에는 46개의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가다가 산 중턱에 높이 솟아있는 “세벨리네”여인의 동상을 만난다. 그녀는 그리스가 나치독일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을 할 당시 정부군을 도와 승리로 이끈 여장부이다.
산으로 구비구비 돌아 오르는 길에는 돌이 책상처럼 쌓여있는 석회암이 비경을 이루고 그위로는 각종 수목이 울창하다. 이피로스 지역으로 산책을 나선다. 이 산간지역은 1900 m 내 외의 지역으로 가장 깊은 캐년은 900~1100 m 의 깊이를 자랑한다. 길에는 양 옆이 석회석으로 깔려 있어 보행자들이 걷고 가운데로는 돌을 깔아 말의 통로로 삼았다. 협곡으로 들어가니 수도원이 있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래 계곡은 아찔한 대 협곡이다. 이곳에는 1412년에 지은 오래된 수도원인 아이아 파라스케비(Ayia Paraskevi)가 자리 잡고 있다. 수도원을 통해 들어가니 물이 마른 계곡에는 이름 모를 꽃이 만발하고, 화장실은 협곡 위에서 오물이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게 바위 위 에 자리잡고 있다. 다시 수도원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오르니 또 하나의 비경이 전개된다.
(사진: 낭떠러지 단애 위에 돌을 깎아 길은 만든 곳)
협곡 건너 바위는 수천 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서지고 층층이 쌓인 모습이 책갈피 같다. 동굴이 보이는 곳까지 가니 길이 없어진다. 바위를 깎아내어 만든 길이 끝나는 지점이다. 노란 "크로코스”꽃이 수선화처럼 군락을 이루어 바람에 나부낀다. 이곳에 비경에 넋을 잃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 돌아 나온다. 이번에는 옥시아 전망대로 간다. 이 협곡에는 다리가 160여 개가 있고 협곡의 길이도 10 km 에 걸 처 있다.
가파른 석회석 암반위로 풀이 난 곳에는 영양 떼가 풀을 뜯으며 한가롭게 놀고 있다. 이곳 협곡에는 곰 같은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한다.
피차마을을 지나니 계곡 사이에 돌로 쌓아 올려 홍예문을 이룬”노새”라는 멋진 다리를 만난다. 조금 내려가니 홍예문처럼 계곡위로 쌓아 올린 3개의 다리가 연결된 곳으로 넘어가 다리가 내려다보는 전망 바위에 올라앉아 간이 점심 식사를 한다. 빵, 포도 등 과일이 포함되어 마치 소풍 온 기분이다. 이런 비경 위에 올라앉아 망중한을 즐기니 그 져 황홀하기만 하다.
(사진: 돌로 쌓아 올려 만든 3개의 다리)
오후에는 비코스 계곡 주변의 산간마을인 “자고리”를 방문한다. 사방에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산속을 가다가 리코보 오레비스라는 계곡으로 걸어서 들어간다.계곡물에 오랬동안 씻겨 파여진 물길을 따라 올라가 더 이상 들어가기 어려운 물가에 돌에 앉아 오랜만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기분으로 한동안 담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편편하고 움푹파진 바위 계곡을 빠져니와 이번에는 산간마을 찾아간다. 큰 바위산 아래 마이크로 파핑고(Mikro Papingo)마을로 간다. 바위산 여섯 개가 연속으로 연결되어 있고 병풍처럼 수직으로 솟아있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에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4시간 걸리는 코스다. 하얀 석회암산이 마치 앞으로 무너질 듯이 다가서 있다. 절벽 밑 마을에 탁시아키스 (Taxiarches) 교회가 아주 고풍스럽게 서 있으니 1808년 건축된 것이다. 교회 앞에는 1923년에 죽은 성직자의 묘소가 길게 자란 잡초 밑에 나란히 있다.
산밑 마을 비탈 자락에는 생각보다 여러 집이 모여있고 안내센터도 있고 카페도 있다. 아마 은둔자들이 살았던 마을같이 보인다. 산 아래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람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안내쎈터도 있고 카페도 골목 안에 자리잡고 있다. 그저 세상을 벗어나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인 것 같았다.
(사진: 파핑코 마을을 둘라싼 바위산 군)
핀토스 산맥의 구비구비 계곡과 산줄기는 아주 장관을 이룬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큰 나무 아래서 한동안 쉰다.
조그만 차를 버리고 다시 큰 차를 타고 험준한 산속 길을 구비구비 돌아
산간마을이라 그런지 저녁을 한 후에 비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이 튼 날 새벽 산책길에 나서니 각종 야생화와 산딸기가 무수하게 많다. 녹익은 산딸기를 따먹으니 시큼하고 상큼한 맛에 먹게 된다. 마을로 내려가니 매초보 마을은 잠에서 깨어난다. 돌이 깔린 길을 걸으면서 빵집 수퍼 마켇 등을 만난다. 아고라 광장을 만나고 각종 생필품, 야채, 빵, 부식을 파는 노점상이 벌써 좌판을 벌린다. 파라솔을 펼치고 각종 농산물, 과일, 마늘, 파, 상추 등을 진열하기에 바쁘다. 좀 젊어 보이는 부부는 대형피자를 몇 판 내놓고, 음료수와 저울도 손질한다. 너무 생동감 넘치는 장 거리, 근처엔 초등학교, 유로파은행, 알파인 은행, 경찰관서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자라잡고 있다. 그리스인 노인도 5~6명이 거리 카페에 앉아 커피를 들면서 한담을 나눈다.
늦게 출발하면서 이번에는 고속도로를 피해 지방도로로 가면서 전원을 구경하기로 한다. 이제 메테오라(Meteora) 까지는 핀도스 산맥을 넘어가는 산중 도로로 가니 구 불 구 불 한도로이다. 안개가 자욱하여 구름속으로 가는 것 같다. 산길을 돌아가니 오른쪽으로 계곡이 나오고 먼산이 구름에 싸여 있다. 그리스도 산이 많은 나라이다. 산 아래로 내려오면서 평야가 넓고 농사가 잘되는 곳이라 풍요롭다.
(사진: 매초보 마을의 아침 시장 풍경)
Vikos canyon 비경과 주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