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을 가다- (7)
51. 갈전곡봉 구간 51차
구룡령-갈전곡봉-왕승골-연가리골-구 조침령-쇠나드리
추석 한가위 명절이 턱밑으로 다가온다. “Smile” 백두대간 팀은 44번 국도를 동북으로 달려 양평을 지나 홍천으로 향한다. 홍천에서 창촌을 거처 56번 국도를 타야 할 텐 데? 버스는 신남으로 향하여 인제를 지나간다.
어느덧 차는 한계령으로 오른다. 구불 구불 한계령으로 오르는 사이 어느덧 장수대 옥녀탕 계곡에 이른다. 지난 여름 홍수 때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 크다. 한계령 국도는 도처에서 절단되어 임시도로를 설치하여 통행한다. 한계령 넘어가서 양양 19 km 라는 간판을 지나 오른쪽 56번 국도를 만난다. 이제 이곳에서 구룡령으로 오르는 도로로 접어들어 절경을 감상하며 곡예를 하듯이 구비 구비 돌아 오르니 어느덧 800 m 고지를 지난다.
드디어 하늘이 맞다은 듯이 쾌청한 날씨를 이고 구룡령 산림관에 이른다. 동물 통로를 지나 구룡령(1013 m) 표지석 앞으로 이동하여 입산한다.(
(사진: 구룡령의 표지석)
이번 구간은 갈전곡봉(1204 m)이 최고봉이라 몇 번의 오르내림을 다짐하며 가을이 어느덧 성큼 다가온 산등성이를 타고 간다.
그 흔하던 들꽃도 이제는 다 사라져 허전하기 그지없고, 뒤돌아보니 약수산(1306 m)의 검푸른 봉우리가 위용을 자랑한다. 옛 구룡령(
전나무와 종비나무를 수백그루 심었다고 하나 숲은 허전하다. 참나무와 상수리 나무 등 잡목이 하늘과 시야를 가려 답답하다. 가도 가도 전망이 트이지 않아 답답하나 가끔씩 나무사이로 고갯길이 나타난다. 갈전곡봉이 이 구간을 대표하는 봉우리지만 정상다운 맛이없고
서쪽으로는 가칠봉(1240 m), 응봉산(1156 m), 구룡덕봉(1388 m), 방태산(1444m) 등 우람한 내륙의 산들이 버티고 있어 안내등산이 자주 있는 곳이다. 이 산들 북쪽으로 아침가리 골이 아름답게 펼처져 있어 비경을 자랑한다. 반대편 56번 국도변에는 미천골 계곡을 따라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었다. 한시간만에 무명봉에 오르니 삼각점(현리 426-2005 재설)을 만난다. 이번에는 다시 내려가는 길에 들어가니 왕승골에 이른다. (
(사진: 갈전곡봉의 표지판)
도토리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수삼차, 오늘은 너무 힘겹다. 마침내 연가리골에 이르니 젊은이들이 중식을 즐긴다. 예전에 있던 안내판이 쪼개져 있어 볼품이 없어 유감이다.(
산길은 다시 오르막길이라 숨이 가쁘고 몸이 무겁다. 맨 후미에 간신히 따라가면서 이제는 위기감을 느껴본다. 도토리가 지천이라 갈 길을 더디게 하여 간신히 따라간다. 1061 m 봉에 이르니 나무에 안내표지가 펄럭인다. (
산길 좌우로는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아름답게 물들어간다. 그러나 그 위로 참나무 등 잡목이 더 무성하여 제 역할을 못하니 서운하다. 이제는 보행을 좀 빨리 하여 몇 고비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참 지루하고 재미없는 구간이라 그저 체념상태로 걷고 또 걸어가니 왼쪽 숲사이로 진동리에서 설피 마을로 오르는 도로가 훤하게 보인다. 나무사이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대간길 962 m 봉 옆에 양수발전소 상부 땜을 건설하느라 깊고 깊은 천연의 원시림과 천혜의 계곡을 훼손하고 있다. 그 아래로 418번 도로를 확장하여 백두대간은 이제 중병으로 신음한다. 구조침령에서 왼쪽으로 줄을따라 마을로 내려간다.(
51. 갈전곡봉 구간 51차 안내도
구룡령-갈전곡봉-연가리골-구 조침령-쇠나드리 (약 18km-8 시간)
52. 북암령 구간 52 차
쇠나드리-구 조침령-조침령-북암령-단목령-설피밭
가을이 깊어 가면서 백두대간 장정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오늘도 안개 자욱한 44번 국도를 달려 홍천 며느리고개 휴게소 도착, 아침을 서둘러 해결하고, 홍천 읍내를 벗어나 철정리 삼거리에서 우회전 국군 철정병원 앞을 지나간다.
오늘은 지름길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방태산 휴양림 방향으로 지난번 홍수로 인해 절개지가 무너져 보수가 한창인 고개를 넘어간다. 31번 국도로 접어들어 오매재고개(500m) 를 넘어가면서 418번 지방도로로 인제군 상남면 진동리 방향으로 들어가니 이 깊은 오지도 이제는 팬션으로 얼룩지어 썰령한 곳으로 변하고 주변산 언덕에는 가을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던 쇠나드리 원시림과 계곡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마구 파해처 지고 곰배령으로 들꽃 트레킹을 하던 추억은 이제 옛일로 되어버려 안타까운 느낌이다.
차는 지난번 하산 지점인 다리지나 넓게 조성된 마을 앞에 이른다. 지난번 하산로를 따라 들 머리에 다다르니 가을이 한창이다.(
(사진: 조침령 표지석)
옛 조침령 길을 걸으니 가을 정취가 물씬하며, 하늘이 밝아온다. 어느덧 낮 익은 조침령 비에 이르니 반갑기 그지없다.(
능선으로 향하면서 멀리 안개 속에 양양방면의 하부 땜이 보인다. 1133 m 봉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 라서 숨이 차오르고 숲속에는 삼각점만(2005년 308호)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아무런 표시도 없어 유감이다. 가면서 새로 설치한 표지목 만이 반기고 산행 길에는 내년 봄에 필 준비를 하는 철쪽 나무가 무성하다. 가을의 전령사인 단풍나무가 점점 아름다운 색갈로 다가오면서 눈을 즐겁게 한다. 마음은 이제 가을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물들어가는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 하며 마음마저 붉게 물든다. 평평한 곳을 지나 이름없는 봉우리를 올라 넘어가서 중식을 펼친다. 모두 즐거운 산행에 가족적인 분위기라 마냥 즐겁다.
식사 후 산행 길은 이제는 단풍의 터널을 이룬 양 끝없이 이어지고 그 사이로 사색을 하며 쉬임 없이 산길을 즐겁게 간다. 삼각점(속초,1992 설치)을 보면서 북암령 방향으로 간다. 어느덧 북암령 안내판에 이르니 오늘의 반 이상을 걸어왔다. 좌측 숲속으로 상부 양수 땜을 바라보며 언덕에 오른다. 숲속에는 발전소 방향으로는 입산금지를 계속하여 알리는 표지판.
(사진: 단목령에 세워진 표지목과 대장군 상)
마침내 계속되는 단풍터널을 통과하여 단목령에 내려온다.(
가을을 만끽하면서 곰배령 입구에 내려오니 팬션이 우후죽순으로 그 원시림 골짜기를 훼손하여 여기저기 서있으나 비어 있어 쓸쓸하다, 이제는 한물간 팬션이 흉물로 변해가는 곳이다.
제법 멋을 부려 지은 “풍경소리” 팬션을 뒤로 하고 냇가에 내려오니 회원들의 뒷 풀이가 한창이고 오늘의 장정이 마감된다.(
진동리 설피밭 마을의 가을 정취
52. 북암령 구간 52차 안내도
쇠나드리-구조침령-조침령-북암령-단목령-설피밭(약 15km-5시간)
53. 점봉산 구간 53차
한계령-1157 m봉-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설피밭
가을이 어느덧 지나고 있다. 지난 주말 설악산 지구에 내린 비로 또다시 한계령 고갯길이 유실되어 미시령 터널을 통과해 속초시를 경유한다. 오색지구로 들어가 역으로 한계령으로 올라 현리방향 국도로 내려와, 고개에서 좌측 바위절개지로 도둑처럼 대간 길로 잠입한다.(
해마다 수해가 나지만 이곳에는 금년에 두번째다. 숨가쁘게 점령군처럼 능선으로 서둘러 올라가 산속으로 들어간다. 떡갈나무, 입갈 나무 등 단풍도 그 곱던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겨울 채비에 엉성한 가지만 가지런히 바람에 떨고있다. 능선에 오를수록 비경이 전개되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구간을 무박으로 한다면 바위를 오르는 구간에서 문제가 된다. 입산금지 구역으로 오랫동안 남아있어 안전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많던 리본이나 표시도 하나 없이 떼어 버리고 흐미한 낙엽 길, 험한 바위능선을 서로 도움을 주면서 오른다.
처음 대간을 할때 무박을 하면서 고전하던 당시가 떠오른다. 깜깜한 어둠속에 밧줄도 계단도 없는 곳에 목숨을 걸고하는 산행, 이번에도 무박을 고집하던 회원들이 있으니 이곳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매번 그렇듯이 날씨는 그야말로 지상 최고의 선물이다. 능선에 오르니 북설악의 온 산세가 건너다 보인다. 좌측으로 가리봉(1443 m), 안산(1430 m), 귀때기 청봉(1577m),서북능선, 끝청, 중청 (1676 m), 대청봉(1707 m)에 이르는 능선이 가지런히 보이고 그토록 오르기가 험하나 가을이 되어 그림처럼 잔잔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사진: 점봉산으로 오르면서 보이는 대청봉 능선 전경)
가을의 높은 하늘아래 엇그재 내린 눈이 대청봉 자락에 하얗게 보인다. 계곡이 속속드리 훤하게 드러나 보이고 그 푸른 모습은 간 곳이 없다. 가을은 이렇게 쇄락의 계절이라던가? 또 한해가 간다는 허전한 시간 속에 건너 산등성이를 사진에 담아본다. 바위를 오르고 내리 기를 반복하며 새로 개방된 홀림골, 등선대를 내려다보고 주변에 기묘한 바위모습에 도취되어 갈 줄을 모른다. 1157 m봉 넘으면서 한계령 2km 라는 조그만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 아래 계곡의 화려한 모습도 간곳없고 늦가을의 회색빛 만이 가득하다. 이제 망대암산(1236 m)으로 가는 길은 평탄해 서서히 오름 길로 변하고 위험구간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우리는 밀린 대화를 하면서 가고 망대암산 밑, 따듯한 양지 바른 곳에 앉아 중식을 펼처 놓는다. 똑같은 식사에 늘 같은 멤버지만 대화는 새롭게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과일과 커피가 등장하여 마감을 장식한다.(
(사진: 점봉산의 표지석)
자리를 거두고 다시 내려가면서 건너편 점봉산(1424 m)으로 오른다. 좌측으로 12담 계곡, 가는 고래골이 쓸쓸하게 보이고 만물상 같은 바위 군이 나란이 이어진 저 아래 태양이 빛난다.
점봉산을 오르면서 다시 한번 북설악을 건너다보고 사진에 담는다. 오르는 길목에 낮은 자세로 겨울을 나려는 준비를 하는 철쭉군락을 보며 내년 봄에 화려하게 변신을 위해 무서운 추위를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오르는 길목에 주목이 군데 군데 겨우 사리를 준비하며 엎드려 있고
희귀목을 보존하려는 산림당국의 주의 안내판이 바람에 부딪친다. 드디어 점봉산 정상에 오르니 (
이곳까지 북상한 조릿대 숲만이 무성한 곳을 헤처가며 여유를 부린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며 해는 벌써 뒤에서 비추고 수북히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단목령을 향해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여 계단을 수없이 내려가니 지난번 장승이 반갑게 나타났다. 그 아름답던 붉은 물결은 다 떨어지고 이제 한해도 저물어가는구나? 세월의 덧없음을 아쉬워하면서 설피밭으로 내려가니 냇물이 가득하고, 뒷풀이가 한창이다.(
점봉산 구간의 이모저모
(사진: 점봉산으로 가는곳의 바위군에 뿌리를 내리는 소나무)
(사진: 단목령의 나무에 걸린 표지판)
53. 점봉산 구간 53차 안내도
한계령-1157봉-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설피밭(약 15 km- 6시간)
1.곰배령-야생화의 천국
봄철부터 가을까지 들꽃으로 천상의 화원으로 변하는 곰배령은 이곳 점봉산 정상에서 3.3 km 의 거리, 한시간이면 갈 수 있다. 또한 진동리 설피밭에서 강선골로 올라도 작은 점봉산으로 한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이곳에는 수 많은 종류의 들꽃이 피고지어 자연 관찰 탐방로로 어린이들이 봄철에는 야생화를 탐방하러 방문한다.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자 꽃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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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양 양수 발전소
점봉산에서 건너다 보이는 962 m 봉 북암령 아래로 양양 양수발전소 터널이 지나간다. 상부댐에서 하부댐까지 터널길이 6 km, 상,하댐의 낙차는 819 m 이다. 국내 최대 발전소로 100만 kw가 생산되며, 원자력 발전소 1기와 같은 발전량이다.
북암령으로 오르는 길목에는 상부댐의 푸른물이 숲속에 보이면서 환상적인 경치를 연출한다.
이곳 일대는 산림 유전자원 보호림으로 2049 ha 가 지정되어 당국의 보호를 받고있다.
54.설악산 구간 54차
한계령-서북능-중청-대청봉-공룡능-천화대-마등령-비선대-설악동
설악산도 이제는 44번국도가 확장되면서 당일코스로 도전한다. 그러나 백두대간코스인 한계령에서 미시령까지는 당일로 하기는 어렵다. 보통 대청경유 희운각에서 하루 쉰후 공룡능선으로 하여 천화대 경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하산, 설악동으로 나온다.
이번에도 무박으로 한계령(1004m)에 이르니 안개가 자욱하다.(
이 지점이 가을에는 최고의 경치를 자랑할텐데 바람만 세차게 불고 새벽잠에 깨어나는 새소리만 귀를 간지럽힌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면서 끝청봉(1604m)에 이른다.(
(사진: 대청봉 정상의 표지석)
바람이 거세게 부는곳, 땅으로 기어가는 듯한 눈향나무가 푸르고 싱싱하다. 20분만에 대청에 오르니 사람으로 만원. 바람만 사납다. 대청봉은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으로 종일 몸살을 앓는다.(
다시 서둘러 내려와 소청으로 향한다. 이제는 희운각으로 향해 급경사길을 내려가면서 시장끼를 느껴 냇가에 앉아 아침식사를 펼친다.(
(사진: 안개낀 공룡능선의 모습)
성곽 같은 바위지대에 이르러 나무뿌리를 잡고 간신히 넘어간다. 양편 바위벽 사이로 하늘이 빠끔하게 보이는 곳으로 기어 오르니 천화대 표지목. 이제야 공룡능선을 반이상 통과. 마등령 2.1 km, 자신감이 들면서 바위벽을 돌고돌아 나한봉을 넘어 마등령(1320 m) 에 오르니 12:30분, 비선대 3.7 km, 오세암 1.4 km. 돌탑위의 나무새가 인상적이다.
이제 하산길에 들어가 2.8 km 를 내려오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벌써 몇번째 고행인가? 왼쪽에 철계단이 걸려있는 금강굴 입구에 내려오니 14:40분. 그 높은 바위위에 굴이 있는곳, 대청봉이 올려다 보이고 천불동 계곡이 발아래 보인다. 마침내 비선대에 내려와 넓은 암반에 주져 앉아 피로를 풀고 재정비 한다. 상가를 통과하면서 발길을 재촉해 3.8km의 거리를 서둘러 걷는다. 신흥사 입구를 지나 대불(大佛)을 보면서 공원매표소에 이르러 장정이 끝난다.
대간능선 15.6 km, 접속거리 7.5 km, 장장 23 km 를 예전처럼 주파했다.
54. 설악산 구간 54차 안내도
한계령-서북능-대청봉-공룡능-마등령-비선대-설악동(약23km-14시간)
55.설악산 구간 55차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백담사
화요일은 날씨가 좋으리라는 예상을 하면서 안개가 자욱한 미시령 고개에 03:20분에 이른다. 미시령~마등령 구간 약 10 km이나 2 km에 이르는 황철봉 오르막, 내리막길과 저항령에서 1250 m 봉까지의 너덜지대가 가장 위험한 고난도 구간이다.
미시령 휴게소도 잠들어 있는 안개낀 밤,
본격적인 대 너덜지대에 들어와서 아무 표시도 없는 너덜바위 위로 단단히 잡고 기다시피 오른다. 영국소설가 “George Owell” 의 “Animal Farm” (동물농장)에 표현된 “Four legs are good”, “Two legs bad” 의 구절이 머리에 떠오른다. 이럴 때는 영락없이 네발 달린 동물처럼 행동해야 살아 남으니 어쩔 수 없다. 황철봉 (1381m)을 향해 너덜바위를 단단히 잡으면서 기어 오르니 널 다란 너덜바위 사이에 가느다란 스텐리스 철대에 흰 줄로 갈 방향을 알려주는 구간이 나타난다.
(사진: 황철봉 정상의 바위군)
어느덧 아침해가 어둠을 불살라먹고 왼쪽으로 찬란하게 떠오른다. 계곡에는 운무가 끼어 있어 신비감을 더해준다. 기를 쓰고 기어 오르니 황철봉 정상, 거대한 바위가 부서져 끝없이 펼처 진 산정, 그 아래로 이어지는 길에도 너덜의 천국인양, 우리는 저헝령을 향해 내려간다. 바위틈에서 야생화도 감상하면서 어느덧 저항형에 내려오니 좁은 공간에 잡초만 우거지고 왼쪽으로는 저항령 계곡을 거처 신흥사로 하산 할 수 있는 곳,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3~4시간이면 길골을 거처 백담사 방향으로 하산할 수 있다.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다시 1250 m 무명봉을 향해 너덜바위지대를 기어 오른다. 멀리 앞서가던 사람들이 가물 가물 점점이 보인다. 신기하게도 부서져 내려 쌓인 바위들은 무슨 조화인지 움직이지 않아 다행이다. 만약 바위들이 움직인다면 오르기 불가능한 지역일 텐데? 오늘은 아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천천히 가기로 한 날, 우리는 바위틈으로 봉우리를 넘어가 아침을 해결한다. 너무 힘들어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이제는 1250 m 의 거대한 바위지대를 아래로 우회하여 너덜 길을 조심스럽게 이어간다. 기막힌 바위 절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그저 힘든 것도 잊어버린 양 날씨를 예찬하면서, 기암 절벽에 넋을 빼앗긴 듯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투구꽃, 흰 초롱꽃 등 수많은 야생화를 만나면서, 바위를 기어 오르고 내려간다. 1327 m 봉을 향해 가면서 나무사이로 설악동이 아스라이 내려다 보인다. 마침내 정상을 향해 이번에는 부스러진 너덜바위를 올라가니 대청봉이 건너에서 손짓하고 그 능선상에 오른쪽으로 귀때기봉이 험하게 보이고 울산바위가 저 아래로 그림처럼 보이고 날씨가 너무 청명하다.
(사진: 1327 m 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울산바위 전경)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만이 덩그라니 있고, 날파리 만이 달려들어 기승을 부린다. 얼른 90도 도로 숲속으로 몸을 숨긴다. 이제는 마등령 표지 까지 내리막 길이 계속된다. 9월 19일 인데 벌써 단풍이 빨갛게 물든 나무가 드문드문 보인다.
백담사가 가까워 지면서 소용도리 치면서 흐르는 물소리와 홍수때 떠내려온 고사목 들이 수북히 쌓인 곳에 이른다. 백담사에 들어가 만해 스님의 흉상을 살펴보며, 전직 대통령이 유배되었던 방을 돌아보고 용대리까지 6.5 km, 사틀 버스로 내려오니 장정이 마감 된다.
역사의 대비 현장
(사진:위-기미 독립 33인의 1인인 만해 한 용운 흉상
(아래-전 두환 전 대통령이 유폐당시 기거했던 방)
55. 설악산 구간 55차 안내도
미시령-황철봉-저항령-마등령-오세암–백담사-용대리(약18km-10시간)
56. 설악산 구간 56차
미시령-상봉-
설악산 가는 길도 이제는 4차선 도로로 시원하게 달린다. 멀기만 하던 인제도 어느덧 지나 한계리 민예단지를 지나면서 원통으로 향해 강변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면서 경치를 감상한다. 용대리에 이르니
“Smile” 님들은 대간의 마지막 구간을 타려고 서두른다. 우리의 리더인 등대님이 예상대로 멋진 프랑카드를 준비하시어 휴게소 앞에서 우리들의 환한 모습을 미리 담아둔다.
(사진: 능선에서 내려다본 미시령 풍경)
안개가 수시로 지나가는 바위 봉우리를 숨바꼭질하듯 바라보며 우리는 어느덧 상봉(1239 m) 에 오르니 돌탑이 아담하다. 동해바다는 안개에 쌓여 멀어지고 바람만이 거세게 몰아친다. 정상아래로는 밧줄이 매달려있어 겨울에는 특히 조심할 곳 이다. 얼마를 정신없이 내려오니 건너 봉우리가 바위를 포개 놓은 듯, 화암재로 떨어져 내려오다가 오른쪽으로 기묘한 바위 군이 시선을 끈다. 빗방울이 던지는 가운데 우리는
(사진: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상봉 정상의 돌탑 전경)
무성한 잡초가 길을 막아 갈 길을 헤치며 너덜 바위지대를 오른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곳, 잘못하면 길도 어긋나 고생할 수 있는 곳, 모두 유쾌한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한껏 기분이 좋아지며
수시로 안개 끼고 빗방울이 내리고, 햇살이 비취는 곳이 우리의 산하, 신선봉에서 내려와 다시 숲길로 삼삼오오 대열을 이루어 간다. 내려가다가 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대간령 옛 고갯길에 이른다. 인제 용대리와 고성군 토성면을 이어 주던 옛 길은 이제 자취만남아 조그만 표지목이 비바람에 쓸쓸하게 서있다. 잡초와 들꽃이 수북하고 그 옆에는 낙서판이 서있어 등산객들이 휘갈겨 쓴 글이 머리에 들어온다. 언덕을 올라 가면서 이제는 제법 길도 좋아지면서 숨가쁘게 오른다. 비에 젖은 길 섶에 앉아 한 모금 물에 피로를 달래면서 어느덧 병풍바위 봉에 이르니 멀리 조망이 터진다. 다시 내려와 한동안 내려가다 건너편 산 능선으로 오르니 마산 정상에서 종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는 힘을 내어 마산(1052 m) 정상에 오르니 조망이 일품이다.(
Alps 리조트가 내려다 보이고 그 건너로 진부령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향로봉의 짓 푸른 능선위로 작전도로가 실낱같이 보이며 오른쪽으로 일렁이는 산줄기는 고성군을 지나 간성으로 뻗어간다. 아… 그리운 산하여! 실향민들의 피 맷힌 한을 되새기며 우리는 갈 수 없는 산하를 바라보며 통일의 그날이 오면, 다 함께 걸어서 백두대간을 타고 천지까지 가리라!
(사진: 휴전선 남쪽의 능선이 보이는 마산봉 정상)
시간에 쫓기면서 Alps 스키장을 향해 내려오니 스키장은 잡초만 무성하고 노랑 마타리가 반긴다.(
마침내 진부령 고갯길 대간 기념 표지석과 만나 하나가 된다.
지리산 중산리에서 부터 진부령 까지 약 850 km 의 대장정, 우리는 모두 대간 종주에서 승리자가 되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영원한 승리자다. 오늘의 코스는 약 17km-8시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Smile 산악회”의 대간 종주는 땀과 도전정신의 승리이다.
56. 설악산 구간 56차 안내도
미시령-상봉-
미시령-진부령 구간의 야생화
57. 향로봉(香爐峰-1296 m) 구간 57차
진부령-칠절령–향로봉 쉼터-동굴봉 입구-향로봉 정상
백두 대간을 진부령까지 2번을 하고 10개월이 흘러 갔다. 지난 달 추석 전에 예약이 군 부대의 훈련으로 한달간 지연되어 가을이 저만치 가버리고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하다.
향로봉은 휴전선 밑 최 북단의 을지 부대의 관할지역이라 우리는 무박으로 출발하여 새벽 02:30분에 인제 온천 휴게소에 도착.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새벽 05:30분에 용대리로 향하여 출발. 진부령으로 향하니 어둠아 서서히 거치면서 진부령(520 m) 아래 을지 부대 향로봉 대대 정문 앞에 도착.(
인솔 하사관이
으로 향하여 진부령 미술관 앞에 도착한다.(
(사진: 진부령 향로봉 대대 정문)
작년 12월 19일 하산하여 만난 진부령 표지석을 다시 보니 반갑다. 향로봉 대대의 정문 앞에 4열 종대로 집합하여 군대식으로 정렬한 후 제반 보고를 마친 후 대열을 이루어 향로봉으로 향하여 산행 시작.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니 이곳은 아직도 가을이 한창이라 온 산이 밝게 보이고 아침햇살이 퍼진 알프스 리조트 방향의 단풍은 아름답고 우리가 오르는 향로봉 능선쪽은 아침 안개로 휩 쌓여 신비를 더해준다. 향로봉은 설악산에서 북으로 약 30 km, 금강산에서 남으로 약 40 km, 진부령을 사이로 둔 금강산 줄기로 건봉산으로 부 터 뻗어내려 향로봉, 동굴봉, 칠절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연결 되어 진다.
“향로봉”이란 금강산 1만 2천 봉우리 중 하나로서 인제, 고성, 간성 3개 군의 경계지역에 위치, 구름이 덥 힌 날에는 마치 향로에 향불을 피어놓은 형상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
으로 너무나 멋진 곳이다. 맑은 날에는 금강산 비로봉과 고성 절벽강이 흐르는 모습이 보이고
해금강의 흰 물결이 넘실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명산이다.
도로를 따라 오르면서 계곡의 단풍은 곱계 아래로 수놓아 가면서 깊은 계곡을 형성한데로 이어지며 층층이 색갈이 구분되어 짙어지고 포장도로가 끝나면서 이제는 단풍은 간곳없고 떡갈나무 잎만 무성하고 이제부터는 향로봉로라고 명명된 작전도로르 따라간다.
건너편 “마산”정상으로 이어진 산줄기는 안개에 쌓여 윤곽만이 보이고 우리는 “향로봉로”
라는 커다란 표지석 앞에 이르러 잠시 쉰다.(
길, 대로를 따라가니 “향로봉 쉼터” 가 나오고 일행이 쉬어간다. (
“김 칠섭 중령의 추모비” 로서 우리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그는 향로봉 대대 작전 장교로서
(사진: 김 칠섭 중령의 추모비 )
모퉁이를 돌아가니 이제부터는 향로봉 정상이 멀리 건너다 보인다. 길가에는 야생화도 다 사라지고 지각한 민들레만 몇 송이 남아있고 앙상한 떡갈나무와 잡목만 능선에서 겨우살이를 준비하고, 계곡은 안개 속에 묻처있다. 이제는 향로봉 정상의 군 시설을 바라보며 끝없이 뻗은 도로를 돌아가며 좌측 언덕에서 흘러내리는 천연수로 목을 추기면서 한동안 휴식한다. 다시 배낭을 메고 마치 군인이 행군하듯이 삼삼오오 대오를 이루고 점점 시야에 가까이 다가오는 정상의 시설로 거리를 가늠하며 지루하고 너무 멋없는 도로를 따라 동굴봉 입구를 지나간다. 도보반환점 1.5 km 라는 표지에 그 옛날 군 시절 구보를 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이제는 아득한 반세기의 세월이 흐른 것도 잊은 채 능선 아래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니 어느덧 향로봉 부대 밑에 초소에 이르러 초병의 인사를 받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최전방의 초소를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여 마침내 이제는 더 갈 곳 없는 곳에 향로봉 안내 판과 높이 쌓은 경계 초소 밑에 이르러 멈춘다. 멀리 갈수 없는 산하가 가을 속에 환하게 보이고 그 너머로 금강산의 봉우리들이 구름에 쌓여 있고 건봉산 줄기로 이어진 아득한 능선이여! 오른쪽으로 간성의 마을이 안개 속에 멀리 내려다 보인다. 이제는 더 갈 수 없는 북쪽의 산하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어 통일의 그날이 오면 우리는 다시 백두 대간을 이어 가리라!(
(사진: 향로봉 정상의 초소와 안내판)
따듯한 햇살아래 멀리 건너편 능선을 바라보며 중식을 펼치고 정상 주를 한 순 배 돌리면서 2년이 넘게 걸린 대간 종주를 마감한다.
향로봉은 간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 코스로 지루하기도 하며, 입구에서 부터 새로이 전신 주 공사를 한것으로 미루어 대개 318개로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간격이 500 m 로 환산하면 약 16 km, 왕복으로 계산하면 32k m로 계산되는 너무나 먼 거리다. 내려 오면서 향로봉 대대 막사에 들러 군인들의 생활도 살펴보았다. 1953년 6월 당시에 휴전회담 막바지에 한 뼘의 땅이라도 수복하려 인민군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조국의 이름으로 산화한 젊은이들이여!
우리는 반세기가 흐른 지금 모두 평화무드에 젖어 진부령 전투, 향로봉 전투의 치열한 격전도 잊어가고 있다.
조국 수호를 위해 숨져간 국군 병사들이여 이제는 편히 잠드십시오!
57. 향로봉 구간 57차 안내도
진부령-칠절령-향로봉 쉼터-동굴봉-향로봉(왕복 약 32 km-9시간)
(사진: 진부령 표지석과 향로봉 정상)
백두 대간 대장정을 마치면서
2000년대에 공직생활을 물러나면서 시작한 백두대간을 1차로 54회 무박으로 시작하여 총 108일을 보내면서 지리산 중산리부터 진부령 까지 848 km(졉속거리 포함) 를 통일 지향적으로 실시하였다. 다행이도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처 그 기록을 미숙하게나마 글로 쓰고 사진을 추가하고 주변에 문화유적과 가볼 만한 장소를 한두 군데 추가하여 책으로 펴냈다.
그 후 “Smile”산악회와 더불어 다시 2005년부터 시작하여 이번에는 도로사정이 크게 호전되고 여건이 좋아 저서 무박 4회 포함 총 56회로 당일 산행을 실행하였다. 이번에는 1차 산행에 경험을 살려 정말 산을 즐기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2차 대간 장정을 마감하였다.
군부대가 관장하는 최 전방 지역인 향로봉 구간을 오랜 기다림 끝에 또 한 달이 연기되어 이번에 32 km 를 추가 총 57 구간 약 880km 완주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이로서 한반도의 산줄기를 탐방하는데 총 165일을 투자하였다. 힘든 산행을 수도하는 자세와 마음으로 기쁨으로 승화시키면서 삶을 여유롭게, 느긋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웠다.
이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가 힘든 산행을 동행하고 사진을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간 재직 당시부터 국내 외 산행을 300회 이상한 기록을 정리하여 해외 산행을 추가하여 이번 산행을 하면서 <한국 명산 순례 (부록 해외명산 10선)>를 책으로 2006년 10월에 출판하여 주변 등산 동호인을 중심으로 나누어 드렸다.
그 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대간 산행을 진행하여준 스마일 산악회와 회원들의 열의에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참가한 회원들의 프로필을 부록으로 추가하여 2차로 “백두대간을 가다”를 220페이지로 정리하였다. 그 동안 함께한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leeook11 (지구촌에는 이런곳도 있다네!)
E-Mail: leeook11@hanmail.net
2007. 10 .31 松山 김 한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