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아름다운산

한국명산 순례- 계방산(1577 m)-겨울산의 풍경

땡큐 이영옥 2012. 12. 5. 10:44

  졸저 한국 명산 순례 P 82~84 에서 옮겨왔읍니다.

 

23.계방산(1577m): 강원 평창 용평, 홍천 내면

운두령-1492m-정상-주목삼거리-이승복 생가

 

한겨울이 오면 설산 산행을 즐기게 된다. 그 중 가기 쉽고, 접근이 용이한 산이 계방산(桂芳山)이다. 이 산은 남한에서 한라, 지리, 설악, 덕유산 다음인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다. 영동 고속도로를 탄고 속사 IC에서 나와 31번 국도를 탄다. 남한에서 자동차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운두령 고개 마루 1089m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운두령에 이르면 홍천은 무궁화의 고장이란 표지석이 마루에 자리잡고 오른쪽으로 나무계단으로 오르는 길이 있고 그 앞에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겨울이면 환상적인 설경이 전개되어 등산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 이 등산로이다. 여기서 시작하면 운두령에서 표고차 488m 4km 정도의 등산로가 잘 나있다. 계단을 올라가면 우선 키가 작은 산죽나무가 좌우로 전개되며, 그 사이로 제법 가파른 등산로를 숨차게 올라가야 한다. 한동안 매서운 바람을 헤치고 오르면 첫번째 헬기장(1166m)이 나타나고 사방이 환하게 시야가 터지며 오른쪽 방향으로 정상의 돌탑이 빤히 바라다 보인다. 여기서부터 고산에 피는 겨울철 氷花雪花가 환상적으로 피는 곳이다. 정말 겨울 산행의 백미를 맞는다. 높은 산 위 능선으로 매섭게 몰아치는 서북풍에 누구나 움츠러들게 마련이고 계속 정상 방향을 향해 오르면 1492m봉에 이르게 된다. 이곳부터는 오대산 두로봉에서 부터 내려오는 한강기맥 산줄기이다.

 

 

                       (사진: 계방산 정상 돌탑 전경. 1968.12.9 무장공비 출현을 알리고 있다.)

능선에 오르면 오른쪽 아래로는 홍천의 내린천 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두개의 헬기장을 거치면서 능선에 오르면 능선 넘어로 소 계방산, 오대산이 건너로 바라 보이고, 직진하면 오대산에 이른다. 동으로 동대산, 노인봉, 황병산, 대관령의 백두대간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여기서 20분 정도 더 오르면 밋밋한 정상이 나타나고, 오른쪽에 표지목이 서있고, 왼쪽에 언제 쌓았는지 모르는 돌탑이 서있고, 그 옆에 조그만 표지석이 초라하게 서있다. 뒤로는 삼각점(봉평 11, 1990년 재설)이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정상에는 너무 매서운 칼 바람 때문에 머물 수가 없다. 여기서 빨리 하산하려면 표지목이 지시하여 주는 주차장 방향으로 능선길을 타면 1275m봉을 거처 갈림길을 지나 삼거리 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내려오면 마지막 구간에서 로프를 잠시 잡고 내려오면 주차장이 된다. 그러나 정상에서 오대산 방향으로 내려오다 15분 정도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주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이라던가 이 높은 곳에 이런 거목이 독야 청청하게 살아있다니! 이곳에서 오른쪽 계곡 길로 하산을 하면 그야말로 눈이 한길이나 쌓여있는 북쪽 계곡이라, 겨울철이면 장비를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안전에 조심하면서 죽어서 넘어져 썩어가는 나무를 여러 번 건느거나 넘어가면서 눈 쌓인 계곡을 내려가면 어느덧 노동계곡 상류에 이르며, 겨울철에도 얼음속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시냇물을 몇 번 건너오면 이내 넓은 길이 나타나고, 철조망 문이 처 있는 청소년 수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넓은 길이 열려있고 펜션이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다. 길이 넓어지면서 1968년 12월 9 북한 무장공비 120여명이 출현하여 이승복군이 피살된 산골 외딴 집터가 나온다. 최근 그의 생가를 복원하여 놓았고, 안내판과 기념비가 서있어 그 당시 공산당의 만행을 일깨워 준다. 여기서 3km 정도 내려오면 주차장이고 능선 하산 코스와 만난다. 3km 떨어진 31번 도로변에 <이승복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사진: 이 승복 군 생가 터에 복원된 초가집 전경)

 

이제 남북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북한과의 인적 물적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북한 정권의 과거사가 잊어가고 있다. 정신상태가 해이해져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이 한낮 기우에 불과하다면 얼마나 다행한 것일까?


 

23.계방산(桂芳山), 보래봉 안내도

 

운두령-1492m-정상-주목삼거리-이승복생가(10km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