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1157mㅡ망대암산-점봉산-단목령-설피밭
가을이 어느덧 지나고 있다. 이제 백두대간도 막바지이다.
지난 주말 설악산 지구에 내린 비로 또다시 한계령 고갯길이 유실되어
이번에도 미시령 터널을 통과해 속초시를 경유 양양읍으로 돌아 간다.
오색지구로 들어가 한계령으로 올라 휴게소에서 내려와 현리국도로,
고개에서 좌측 바위절개지로 도둑처럼 대간 길로 잠입한다.(10:35)
해마다 수해가 나지만 이곳에는 금년에 두번째로 도로가 유실되었다.
숨가쁘게 점령군처럼 능선으로 서둘러 올라가 산속으로 들어간다.
떡갈나무, 입갈 나무 등 단풍도 그 곱던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겨울 채비에 엉성한 가지만 가지런히 바람에 떨고있고
능선에 오를수록 비경이 전개되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구간을 무박으로 한다면 바위를 오르는 구간에서 문제가 된다.
입산금지 구역으로 오랫동안 남아있어 안전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많던 리본이나 표시도 하나 없이 떼어 버리고 흐미한 낙엽 길,
그저 바쁘게 움직여 험한 바위능선을 서로 도움을 주면서 오른다.
처음 대간을 할 때 무박을 하면서 고전하던 당시가 떠오른다.
깜깜한 어둠속에 밧줄도 계단도 없는 곳에 목숨을 걸고하는 산행,
그 당시도 누구의 입에서나 한마디씩 나오던 장탄식이 서린 곳,
이번에도 무박을 고집하던 회원들이 있으니 이곳 특징을 알아야 한다.
매번 그렇듯이 날씨는 그야말로 지상 최고의 선물이나 되듯이
능선에 오르니 북설악의 온 산세가 건너다 보인다.
좌측으로 가리봉(1243 m),안산(1430 m), 귀때기 청봉(1577m),서북능선,
끝청,중청 (1676 m),대청봉(1707 m)에 이르는 능선이 가지런히 보이고
그토록 험하나 가을이 되어 그림처럼 잔잔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가을의 높은 하늘아래 엊그제 내린 눈이 대청봉 자락에 하얗게 보이고
계곡이 속속드리 훤하게 드러나 보이고 그 푸른 모습은 간 곳이 없다.
가을은 이렇게 쇄락의 계절이라던가? 한해가 간다는 허전한 시간 속에
건너 산등성이를 사진에 담아보면서 안전에 신경쓰면서 바위를 오르고
내리 기를 반복하며 새로 개방된 홀림골 등선대를 내려다보고
주변에 기묘한 바위모습에 도취되어 갈 줄을 모른다.
1157 m봉 넘으면서 한계령 2km 라는 조그만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아래계곡의 화려한 모습도 간곳없고 늦가을의 회색빛만이 가득하다.
이제 망대암산(1236 m)으로 가는 길은 평탄해 서서히 오름 길로 변하고
위험구간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우리는 밀린 대화를 하면서 가고
망대암산 밑에서 따듯한 양지 바른 곳에 앉아 중식을 펼처 놓는다.
똑같은 식사에 늘 같은 멤버지만 대화는 새롭게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과일과 커피가 등장하여 마감을 장식한다.(13:00-13:30)
자리를 거두고 다시 내려가면서 건너편 점봉산(1424 m)으로 오른다.
좌측으로 12담 계곡, 가는 고래골이 쓸쓸하게 보이고
만물상 같은 바위 군이 나란이 이어진 저 아래 태양이 빛난다.
점봉산을 오르면서 다시 한번 북설악을 건너다보고 사진에 담는다.
오르는 길목에 낮은 자세로 겨울 준비를 하는 철쭉군락을 보며
내년 봄에 화려하게 변신을 위해 무서운 추위를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오르는 길목에 주목이 군대 군데 겨우 사리를 준비하며 엎드려 있고
오래된 한그루는 몸통은 늙어도 가지만은 푸르르게 다시 나고
희귀목을 보존하려는 산림당국의 주의안내판이 바람에 부딪친다.
드디어 점봉산 정상에 오르니 (14:00) 사방이 탁트이고 시원하다.
표지석이 예전처럼 우람하게 버티고 있고 그 옆에 새로 재설한 삼각점,
멀리 북암령 양수땜의 푸른 물이 보이고 바람개비가 바삐 돌아간다.
남쪽으로 가면 3 km 거리에 들꽃 자생지인 곰배령으로 연결되나
아! 어느덧 들꽃의 계절은 가버려 내년을 기다리는 수 밖에…
표지목을 새로 설치한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단목령으로 향한다.
포토 포인트에서 다시 한번 대청봉의 능선을 바라보며 아쉬워한다.
이제는 끝없이 이어지는 잡목 숲을 헤치면서 나아간다.
이곳까지 북상한 조릿대 숲만이 푸른 곳을 헤처 가며
한동안 여유를 부리며 마지막 남은 간식을 함께 나누면서
그저 덕담에 시간이 빠르게 흐르며 해는 벌써 뒤에서 비추고
수북히 떨어진 낙옆을 밟으며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단목령을 향해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하여 계단을 수없이 내려가니
지난번 장승이 반갑게 나타나고 그 아름답던 붉은 물결은 다 떨어지고
이제 한해도 저물어가는 구나? 세월의 덧없음을 아쉬워하면서
설피밭으로 내려가니 냇물이 가득하고, 뒷풀이가 한창이다.(16:35)
(총 산행거리 약 15 km- 6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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